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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판소리 소설 흥부전 줄거리 조선 후기 사회 모습

by 책보는좀비 2023. 9. 1.

빈부갈등과 권선징악 흥부전 줄거리

충정도, 전라도, 경상도의 접전 마을에 박생원이 살았다. 박양반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큰 아들은 놀부이고 둘째 아들은 흥부이다. 둘의 성격은 극과 극이었다. 흥부는 착하고 예의 바르며 효심이 깊었다. 반면 놀부는 성격이 고약하고 못된 짓만 골라하는 밉상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놀부욕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판소리 특징답게 놀부의 못된 행동들이 노랫가락에 맞혀 줄줄이 흘러나온다. 술 먹고 시비걸기, 불난 집에 부채질하기, 호박에 말뚝박기, 다 된밥에 재 뿌리기 등등 아주 많다.

 

어느 날, 박생원이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놀부는 재산을 혼자 다 차지하고 흥부를 내쫓아 버렸다. 빈손으로 쫓겨난 흥부는 쓰러져가는 오두막집에 살림을 차렸다. 어린 자식들은 날마다 배고프다고 아우성이다. 흥부는 부끄럽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며 음식을 동냥했다. 하지만 흥부는 식구들은 얻어온 음식을 나눠 먹기에는 너무 많았다. 그래서 흥부는 용기를 내어 형님 놀부를 찾아갔다. 아니! 그런데 놀부는 흥부를 모르 체하네?

아이고 이를 어째! 흥부의 애원에도 눈하나 깜짝 안 하고 마구 때리기 시작한다. 집으로 돌아온 착한 흥부는 형님이 쌀과 돈을 챙겨주었지만 산적을 만나 빼겼다고 거짓말한다. 하지만 아내는 금방 눈치챈다. 흥부가족은 서로를 껴안고 엉엉 운다.  

며칠 뒤, 흥부는 관아에서 곡식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이방은 곡식을 빌리면 이자를 갚아야 한다며 대신 매를 맞아주는 매품팔이 직업을 소개해 준다. 윗마을에 사는 김부자가 죄를 짓고 매를 30대나 맞아야 하는데 대신 맞아주는 사람에게 삼십 냥을 준다고 한다. 관아에 도착한 흥부는 천만다행으로 매는 맞지 않고 돌아온다. 나라에 큰 경사가 나서 죄인들을 석방시켜 주는 깜짝 사면이 있었던 것이다. 매는 안 맞아 다행이지만 돈을 못 벌어 아쉬웠다. 

 

어느덧, 봄이 되었다. 강남 갔던 제비들이 돌아와 둥지를 틀었다. 어미제비가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 구렁이 한 마리가 기어와 새끼제비들을 잡아먹었다. 흥부는 서둘러 막대기로 구렁이를 내쫓았지만 둥지 안에는 남은 새끼제비라곤 없었다. 하지만 둥지밖에 다리가 부러진 새끼 제비 한마리가 떨어져 있었다. 흥부는 얼른 헝겊과 실로 치료해 준다. 며칠 뒤 다 나은 제비는 어미를 따라 날아다녔다. 가을이 되자 제비들은 따뜻한 강남으로 떠났다.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되었다. 다시 돌아온 제비는 은혜를 갚고자 박 씨 하나를 흥부네 마당에 떨어뜨렸다. 박은 잘 자라서 탐스런 박들을 주렁주렁 달았다. 배가 고픈 흥부네는 박을 따 왔다. 박안에서 놀랍게도 잘생긴 남자아이 두 명이 나오더니 여러 가지 약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가! 죽은 사람을 살리는 약, 장님의 눈을 고치는 야구 등 약을 팔면 백만 냥을 넘을 것이란다. 신이 난 부부는 다른 박도 갈라보았다. 두 번째 박에서는 재물과 비단이 쏟아져 나왔다. 세 번째 박에서는 돈과 쌀이 끊임없이 나왔다. 다른 박에서는 목수들과 하인들이 나와 흥부네 집을 허물고 기와집으로 새로 지어 주었다. 가난했던 흥부는 하루아침에 천하제일의 부자가 되었다.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놀부가 한걸음에 달려왔다. 심통 난 놀부는 집안에서 행패를 부린다. 제비치료사건이야기를 듣고 흥부의 돈궤를 뺏다시피 가지고 나온다. 하지만 그 돈상자에는 돈은 없고 구렁이만 있을 뿐이었다. 화가 난 놀부는 그 돈상자를 흥부에게 돌려보낸다. 신기하게도 돈상자에서는 다시 돈이 쏟아져 나왔다. 

 

다시 봄이 되었다. 놀부집에는 제비가 둥지를 틀지 않는다. 그래서 놀부는 그물로 제비 한쌍을 잡아 미리 준비해 둔 둥지에 밀어 넣었다. 새끼가 태어나자 새끼 한 마리 다리를 일부러 분지르고 슬픈 척 치료해 주었다. 

또 봄이 되었다. 새끼 제비는 박 씨 하나를 놀부에게 떨어뜨렸다. 가을이 되자 박이 엄청나게 커졌다. 흥이 난 놀부부부는 힘차게 톱질을 했다. 박이 갈라지고 노인 한 명이 튀어나왔다. 다짜고짜 부모의 빚 삼천 냥을 갚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뒤 따라 나온 선비들에게 잡혀 혼쭐난다. 얼떨결에 돈을 주고 두 번째 박을 갈랐다. 그랬더니 박에서 거지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거지들은 놀부의 돈을 뜯어낸 다음 어디론가 사라졌다. 세 번째 박을 타니 사당패가 나오는 거 아니겠어? 오천 냥을 안 주면 죽도록 때리겠다고 협박하네. 놀부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또 박을 타기 시작했다. 귀신들이 나와서 만 냥을 주지 않으면 묘를 쓰겠다고 한다. 놀부는 땅문서와 집문서를 주었다. 망했다며 땅을 치고 울면서도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마지막 박을 가른다. 그랬더니 촉나라 장군 장비가 나와 놀부의 죄를 나열하는 것이다. 놀부는 용서를 빈다. 

 

거지가 된 놀부는 흥부를 찾아온다. 착한 흥부는 좋은 터에 좋은 집을 지어주고 서로 아끼며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흥부전을 통한 조선후기의 사회모습

흥부가 보여주는 가난한 천민층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대신 매를 맞으며 돈을 버는 비참한 삶을 보여준다. 국가의 일을 하는 관아는 굶주린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주긴 했지만 이 역시 높은 이자 때문에 쉽게 이용할 수가 없었다. 반면 놀부는 부자 양반과 지배계층을 상징하며 아무런 잘못 없는 천민이나 노비를 괴롭히거나 매질하는 등 온갖 나쁜 짓을 한다. 놀부를 통해 당시 상류계층의 횡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흥부전은 관객을 고려해 극협으로 몰아가지 않고 서민적이고 해학적으로 구성하였다. 시대적 배경의 심각성을 서민 특유의 소박하고 건강한 재미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변화되어 가는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다. 

핵심 요약

흥부전은 판소리계 소설로 고전, 설화소설(방이설화, 박타는 처녀등의 배경설화)에 속한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자가 개입되어 있으며 편집자적 논평이 들어가 있다.  풍자적, 해학적 성격을 띤다. 풍자는 잘못된 점을 꼬집어 비판함으로써 고치고자하는 심리이다. 해학적 문체는 비참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절박하고 비극적인 상황을 애써 웃음지으며 극복하려는 의식으로 본다. 주제는 형제간의 우애와 권선징악, 빈농(놀부:지배층)과 부농(흥부:피지배층)의 갈등으로 본다. 조선 후기 몰락하기 시작하는 양반의 모습과 비참한 서민의 생활을 통해, 신분제 변동에 따라 나타나는 유랑 농민과 신흥 부농의 갈등을 이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