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VS명나라. 힘없는 조선의 불운한 명장 임경업 줄거리
조선 충주 땅에 어려서부터 뛰어난 인물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임경업이었다. 그는 효심이 지극하고 형제간 우애가 좋아 늘 칭찬이 자자했다. 그는 열여덟 살에 과거에 급제하였고, 삼 년 후에 백마강 만호(각 도의 진에 배치된 종사품 무관벼슬)에 임명되었다. 백마강은 가난한 백성들이 모여사는 마을이었다. 임경업은 마을 사람들을 격려하며 낮에는 농사를 짓고, 저녁에는 무예를 익히도록 훈련시켰다. 머지않아 마을은 부유해졌고, 그는 마을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우의정 원두표는 임경업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여 임금에게 추천서를 올렸다. 그리고 개성의 천마산성으로 발령 보낸다. 임경업은 중군(군대를 통솔하는 장수)이라는 벼슬을 받고 개성으로 가게 된다. 하지만 천마산성은 심각했다. 임경업은 절망하지 않고 늘 그랬던 것처럼 군사들과 백성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성을 쌓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일 년 만에 성은 완성된다.
그 후 임경업은 이시백과 함께 명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된다. 이 무렵 명나라에는 큰 문제가 있었다. 명나라의 지배를 받고 있는 호국에서 지원병을 요청한 것이다. 그 이유는 가달이라는 오랑캐가 자꾸 호국을 쳐들어오기 때문이었다. 명나라 황제는 사신으로 온 임경업의 무예와 지혜에 감탄하며 가달을 치라고 군사지휘권을 준다. 호국왕은 기뻐하며 임경업에게 대사마 대원수라는 벼슬을 내렸다.
임경업은 가달의 군대를 향해 돌진하였다. 가달의 많은 장수를 처리하고 가달을 사로잡았다. 목숨을 구걸하는 가달왕을 용서하고 자기나라로 쫓아버렸다. 호국왕과 명나라 황제는 임경업을 위해 성대한 잔치를 열어주었다.
임경업은 임무를 마치고 조선으로 돌아왔다. 평소 그를 못마땅하게 보던 이가 있었으니 간신 김자점이었다.
얼마 후, 임경업의 도움으로 가달을 물리친 호국은 나라이름을 청나라로 바꾸고, 조선을 염탐하기위해 삼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압록강에 머무른다. 불안한 신하들은 임경업을 의주로 보내길 원했다. 임경업은 부윤(각 도에서 높은 벼슬)이라는 벼슬을 맡고 적진을 살피로 갔다. 그리고 대범하게 청나라 왕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청나라는 임경업을 잡기 위해 군대를 보냈지만 불화살을 맞고 뛰어난 칼솜씨에 패배하고 만다. 충격받은 청나라왕은 용골대를 불러 임경업을 피해 바다를 건너 한성으로 돌격하라고 명령한다. 갑자기 공격받은 한성은 참혹했다. 임금은 황급히 남한산성으로 도망갔다. 왕대비와 중전, 세자, 대군은 청나라군에게 잡히고 말았다.
용골대는 조선 임금에게 항복문서를 받아내고 왕대비와 중전을 풀어주었지만 세자와 대군은 볼모로 잡아가게 된다.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임경업은 통곡하며 울부짖었다. 마침 청나라 군사들이 국경을 지나기 위해 의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물리치고자 각성한다. 하지만 겁 먹은 용골대는 임금의 항복문서를 보여주며 청나라로 순순히 돌아가게 된다.
얼마 후, 청나라 왕이 사신을 보냈다. 임경업을 청나라로 보내 명나라의 피섬을 치도록 하라는 것이다. 임금이 망설이고 있을 때, 임경업을 눈에 가시처럼 여기던 간신 김자점이 적극 추천한다. 군사를 이끌고 청나라로 향하던 임경업은 마음이 어수선하였다. 그런데 피섬에는 임경업과 친한 친구 명나라 장군 황자명이 있었다. 임경업은 황자명에게 서둘러 편지를 보냈다. 둘은 청나라를 속이는 연극을 하고 가짜 항복문서를 청나라에 전해준다. 그리고 조선으로 돌아온 임경업은 큰 공을 세웠다며 호위대장으로 임명된다. 하지만 가짜 항복문서는 들통나고 만다. 화가 난 청나라왕은 임경업을 보내라고 협박한다. 청나라로 끌려가던 임경업은 밤에 몰래 도망친다.
그는 독보라는 스님의 도움으로 충청도 속리산 절에 숨어 지내다가 큰 배와 선원 삼십 명을 얻어 명나라로 향했다. 청나라에 있는 세자와 대군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피섬에 있는 황자명에게 갔다. 드디어 임경업과 황자명은 힘을 합치고 철저한 준비를 한 다음 청나라로 향했다. 하지만 같이 온 스님 독보가 배신하게 된다. 독보는 임경업 몰래 청나라 군사를 만나 큰돈을 받고, 임경업에게 황자명이 쓴 것처럼 꾸민 가짜 편지를 전달한다. 서둘러 군사를 이끌러 나온 군대는 청나라 군대에 에워쌓이고 만다. 청나라왕은 임경업이 너무 탐났다. 그래서 임경업을 청나라에 붙잡아 두는 대신 세자와 대군을 조선으로 돌려보내게 된다.
얼마 후 청나라 왕은 임경업을 사위로 삼으려고 했지만 그의 마음을 돌릴 수가 없음을 알고 조선으로 돌려보낸다. 김자점은 조선으로 돌아오는 임경업을 모함하여 감옥에 집어넣는다. 이 모든 사실을 안 임금은 김자점을 꾸짖고 관아에 넘긴다. 하지만 김자점의 부하들이 임경업을 붙잡아 죽을만큼 때린다. 결국, 임경업은 세상을 떠나버렸고, 김자점은 사형을 받는다.
그 후, 임금은 충신 임경업을 기리는 서원을 짓고, 억울함을 달래기 위해 임경업 동생에게 벼슬을 내렸지만 거절하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고 한다.
시대적 배경 - 병자호란과 남한산성
조선시대는 임진왜란을 거쳐, 병자호란까지 겪는다. 상처와 아픔을 남긴 전쟁을 얼마되지 않는 기간에 걸쳐 두 번이나 치르게 된다. 전선은 예전부터 명나라의 학문과 예법을 배웠다. 하지만 중국 안에서는 만주족의 세력이 점점 커지면서 청나라를 세우게 되고 명나라의 국력이 약해지게 된다. 이런 분위기를 타지 못하고 조선은 명나라와의 의리를 지키다가 청나라의 공격을 받게 된 전쟁이 병자호란이다. 조선은 청나라에 치욕적이고 굴욕적이게 항복한다.
임경업은 병자호란때문에 안타까운 생애를 살았다. 청나라와의 전쟁 때 제대로 실력발휘를 못해 억울한 장군이다. 청나라가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 의주를 지나갈 거라 생각하고 임경업을 의주 부윤으로 임명하여 의주를 지키도록 하였다. 하지만 청나라는 뛰어난 임경업을 피해 다른 길로 남한산성을 침략했다. 결국, 조선은 치욕을 당해야 했다. 임경업은 이에 분노를 느끼며 청나라를 칠 기회를 엿보았다. 임경업은 심기원이라는 역모를 꾸미는 반역자가 있었는데 그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임경업은 사실을 부인했지만 간신 김자점이 끝까지 물고 늘어져 역적으로 몰아갔다. 임경업은 온갖 고문을 받으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청나라에 저항하여 병자호란의 부끄러움을 씻으려 했지만 그런 기회는 영원히 사라지고 만 것이다. 적국인 청나라의 손이 아니라 조선의 간신에 의해 죽은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의 업적을 기리며 임경업전은 목판본과 활자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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