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미하일이 풀어야 할 질문 세 가지
6년 전 천사 미하일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한 여인의 영혼을 데리러 갔다. 그 여인은 너무 약한 몸으로 쌍둥이를 낳고 젖조차 물릴 힘도 없이 침대에 누워있었다. 남편은 사흘 전 나무를 베다 커다란 나무에 깔려 죽었다. 여인은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며 데려가지 말아 달라고 애원한다. 천사는 혼자 하늘로 돌아갔다.
하나님은 미하일에게 여인의 영혼을 데려오라고 다시 명령 내린다. 그리고 세 가지 질문을 남긴다.
-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답을 깨닫게 될 때 다시 하늘로 돌아올 수 있다며 날개를 부려뜨려 땅으로 떨어뜨린다. 천사 미하일은 벌거벗은 채로 땅 위에 버려진다. 육체의 고통을 느끼며 찬 바람을 피해 교회 건물 뒤쪽에 웅크리고 앉는다.
가난한 구두장이 세몬과 아내 마트료나
가난한 구두장이 세몬이 교회 옆을 지나간다. 그는 구두 수선 외상값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는 교회 뒤쪽에 벌거 벗은 한 남자를 본다. 무서움에 지나칠까 고민하지만 남자를 돕기로 생각을 바꾼다. 하나뿐인 외투를 입히고, 수선 맡은 털 장화를 신겨 집으로 데려간다.
세몬의 아내 마트료나는 얼마 남지 않은 밀가루를 보며 남편을 기다린다. 그런데 남편은 낯선 청년을 데리고 들어온다. 마트료나는 화를 내며 밖으로 뛰쳐나가려다 문득 청년의 사연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가지 않고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미하엘은 마트료나를 보며 방긋 웃는다.
세몬은 미하일에게 구두 수선 일을 가르친다. 미하일은 손놀림이 빠르고 능숙했다. 1년이 지났다. 미하일의 구두 만드는 솜씨는 입소문을 탔다. 덕분에 수입은 날로 늘어났다.
자신의 죽을 날을 모르는 거만한 신사
추운 겨울날, 모피 외투를 걸친 키가 큰 신사가 찾아왔다. 덩치가 얼마나 큰지 가게 안이 가득 차 보였다. 신사는 독일산 최상품 가죽을 보이며 장화를 만들라고 소리를 지른다. 거만한 신사는 1년을 신어도 변함없는 신발을 만들지 않으면 벌을 주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미하엘은 문을 바라보며 방긋 웃는다.
신사는 허리를 구부리는 것을 잊은 채 나가려다 벽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친다. 집을 향해 심한 욕설을 퍼붓고 떠난다. 미하엘은 장화가 아닌 슬리퍼를 만든다. 세몬은 당황하며 미하일을 꾸짖는다. 하지만 노크 소리와 함께 신사와 함께 왔던 하인이 신사가 돌아가는 길 마차 안에서 죽었다며 슬리퍼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러 온 것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미하일이 세몬집에 온 지 6년이 지났다. 한 부인이 두 여자아이를 데리고 구두를 맞추려 왔다. 여자아이는 쌍둥이였다. 한 아이는 다리가 불편해 보였다. 6년 전 쌍둥이 여자아이는 태어난 지 일주일도 못 되어 부모를 잃었다. 마을 사람들은 부모의 장례를 치르고 쌍둥이를 부인에게 맡겼다. 왜냐하면 이 부인이 8주 전에 아들을 낳아 모유 수유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부인의 아이는 두 살 때 하나님이 데려갔지만 남은 쌍둥이가 있었기에 슬픔을 견딜 수 있었다고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 순간, 미하일한테서 섬광이 번뜩였다. 미하일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천사의 깨달음
미하일은 드디어 그동안 말 못 했던 사연을 말하게 된다. 처음 만났던 날 마트료나가 미하일을 밖으로 쫓아냈다면 마트료나는 죽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님을 생각하며 생각을 고치고 저녁을 차렸다. 그녀 얼굴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사라지면서 미하일은 깨달았다. 그래서 웃었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은 사랑이었다.
거만한 신사가 찾아왔을 때 마하일은 죽음의 천사를 보았다. 1년 후 어떻게 될지도 모르면서 1년 동안 변형 없는 신발을 요구했던 신사를 보며 마하일은 사람에게 없는 것이 지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신사에게 필요한 것이 장화인지 슬리퍼인지 알 수 있는 지혜는 없었던 것이다. 미래를 알아내는 지혜는 없는 것이다.
쌍둥이를 입양한 부인을 보며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생명을 주시고, 그를 통해 사람이 잘 살기를 바라시는 분이셨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 홀로 살아가는 것을 바라지 않으셨다. 서로 하나 되어 살아가길 바라신 것이다. 서로 하나 되어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 사랑은 하나님이 사람 안에 계시다는 뜻임을 깨닫고 미하일은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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