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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가전체 소설 임춘의 [국순전] 줄거리 시대배경

by 책보는좀비 2023. 9. 24.

술에 대한 풍자와 교훈 국순전 줄거리 

먼 옛날 국순(누룩으로 만든 진한 술)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조상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국순의 조상 모(보리)는 농사의 신으로 많은 백성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모의 높은 덕성은 왕의 귀까지 전해지게 된다. 

 

임금은 많은 보물을 보내 모와 친해지고 싶었다. 결국, 모는 세상으로 나와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게 된다. 모는 임금을 도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일을 하였다. 임금은 증산후라는 벼슬과 땅을 내렸다. 그 땅에서 모의 자손이 살게 되었고 모두 국 씨 성을 사용하였다.

 

임금이 몇 차례 바뀌는 동안 국 씨 집안은 임금의 사랑을 잃게 되었다. 국 씨 집안이 세상을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게 막았고, 그들은 숨어 지냈다. 

다시 세월이 흘러 위나라가 들어섰다. 임금의 신하 서막은 국 씨 성을 쓰는 주를 만난다. 하지만 임금은 국 씨 집안은 조정의 기강을 어지럽힌다며 국주를 만나지 말라고 명령한다. 

 

진나라가 세워졌다. 국주의 아들 국순은 넓은 마음과 깊은 생각으로 굉장히 맑은술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국순을 칭찬하며 감탄하였다. 높은 벼슬아치, 신선, 도사, 대갓집의 머슴이나 나무꾼, 심지어 오랑캐까지 국순의 향기로움을 맛보고 흠모하게 되었다. 나라에서는 그에게 청주종사라는 벼슬을 내렸다. 

 

국순은 사람의 마음에 꼭 맞게 행동했기 때문에 임금과 신하들의 총애를 한 몸에 얻어 큰 권세를 얻게 되었다. 국순은 모든 정치와 경제에 참여하게 되며 임금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다. 임금은 곤드레만드레 취해 나랏일을 돌보지 않았다. 

 

국순의 권세가 커져 악행이 갈수록 심해졌다. 많은 세금을 걷고 재산을 모았다. 국순에 대한 상소문이 올라가게 되고 임금은 국순을 불러 책망한다. 국순은 단지 돈을 모으는 버릇이었다며 한바탕 웃어넘긴다. 

 

어느 날, 임금은 국순의 입냄새가 견딜 수 없다며 국정에서 물러나길 권한다. 눈치 빠른 국순은 집으로 돌아와 병들어 죽었다. 국순의 먼 친척 중에 청(청주)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당나라에서 높은 벼슬에 올랐다. 국 씨의 자손은 다시 온 나라에 퍼지게 된 것이다.

 

역사를 기록하는 신하(사신)가 말하길. 

국 씨의 자손은 일찍부터 지혜가 뛰어났지만 옮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게 만들며, 임금까지 사리분별 못하게 만들었다. 국순은 왕실을 어렵게 만들었고 결국,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주제와 특징. 시대배경

국순전은 술의 일대기를 말하는 전기적 구성 소설이다. 가전체 소설로 풍자적, 우의적, 교훈적이다. 주제는 간사한 벼슬아치에 대한 풍자이며 국순전은 간신으로 술에 대한 부정적이라면 이규보의 [국선생전]은 군자로서 긍정적이다. 

 

국순전은 술을 의인화한 작품으로 현전 하는 가전 문학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작가는 술이 기운을 북돋아주고, 막히고 궂은일들을 풀어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과음하면 인간을 타락시키고 망신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인 면은 부각하여 술을 경계하고 있다. 

 

교활한 방법으로 임금을 혼란에 빠지게 하여 정사를 그르치는 간신배들을 비판하고 있다. 술에 빠진 고려 의종과 간신배들의 작태를 풍자했다. 당대의 국정문란, 벼슬아치의 타락, 소인배들의 득세, 제대로 된 인재등용이 안 되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