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오만과 탐욕을 풍자한 소설 걸리버
소인국과 대인국으로 알려진 걸리버는 총 4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동화는 어린이 수준에 맞게 각색되어 만들어진 것이고, 실제 소설은 당시 영국과 유럽의 사회의 부조리와 부도덕을 풍자하며, 인간의 거짓과 위선, 탐욕을 거침없이 보여주고 있다.
작가 스위프트는 1667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의 더블린 출신이다. 부모님은 영국인이지만 아일랜드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식민지 아일랜드 출신을 무시했으며, 스위프트는 좌절을 안고 아일랜드로 돌아온다. 그는 아일랜드의 비참한 현실을 보며, 영국의 식민 지배에 항거하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아일랜드는 16세기부터 영국의 식민지가 되어 심각한 착취를 당했다. 당시 영국은 바닷길이 열려서 바다 건너 세계를 향한 호기심이 많았다. 식민지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 수탈하고픈 욕망이 가득했기 때문! 또한 무역업의 활성화로 무역선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바다 모험을 꿈꿨다. 1719년에 발표된 다니엘 디포(영국출신)의 로빈슨 크루소가 인기를 얻은 이유이다.
스위프트는 로빈슨 크루소에 정면 대결한다. 로빈슨 크루소는 영국이 작은 섬을 식민지화하는 과정을 담은 소설이라며 살짝 비꼰다. 3부에 보면 걸리버가 로빈슨의 배를 타고 곤란한 섬에 가게 된다. 또한 이야기 시작은 비슷한데 걸리버는 흙수저이며, 로빈슨은 금수저이다.
1. 작은 사람들의 나라 릴리퍼트
레뮤얼 걸리버는 무역선에서 일하는 의사이다. 영국을 떠난 지 6개월 후, 아프리카로 가는 희망선은 폭풍우에 난파된다. 걸리버는 운 좋게 소인국으로 떠밀려간다. 걸리버는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얌전히 굴며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소인들은 경계심을 풀고 숙식을 제공한다.
어느 날, 왕궁의 비서실장이 찾아온다. 소인국은 구두굽이 높은 파와 낮은 파로 격하게 대립 중(왕과 왕자의 당파가 다름)이며, 이웃나라 블레휘스크로터 침략위협에 놓여있다고 알려준다. 침략이유가 달걀을 둥근 쪽과 좁은 쪽 중 어느 곳으로 깨먹느냐는 방법 때문이란다. 달걀갈등은 종교 분열 조장과 연관 있었다.
걸리버는 헤엄쳐서 이웃나라 군함 50척 정도를 한줄로 엮어 온다. 왕은 더욱더 욕심을 내어 이웃나라를 노예로 만들고 싶어 한다. 걸리버는 반대하고, 이웃나라의 사절단을 만난다. 왕의 미움을 받기 시작한다.
왕비의 궁전에서 불이 나고, 걸리버는 급한데로 소변으로 불을 끈다. 왕비의 궁전에 노상방뇨를 하면 사형에 처해지지만 걸리버를 용서해 준다. 대신 포도주에 독을 타거나 굶겨 죽일 계획을 세운다.
이를 눈치 챈 걸리버는 블레휘스크로 도망간다. 버려진 큰 배 한 척을 발견하고, 소인들의 도움으로 그곳을 벗어나게 된다. 소인국에서 가져온 소와 양들을 팔아 부자가 된다.
2. 큰 사람들의 나라
걸리버는 두달 후 인도로 가는 배를 탄다. 폭풍을 만난 선원들은 가까운 섬에 내려 식수를 구한다. 잠시 한눈 판 걸리버를 놓고 떠나버린다. 걸리버는 거인 농부에게 잡혀간다. 농부의 집에서 딸의 보살핌을 받는다.
걸리버는 거인국에서 거대쥐들과 싸움도 하고, 광대가 되어 공연을 한다. 빡빡한 스케줄로 지쳐 갈 무렵, 걸리버의 유명세는 궁안까지 퍼진다. 왕비는 몸값을 후하게 쳐주고, 걸리버와 농부의 딸을 궁으로 데려간다.
걸리버는 왕에게 유럽의 정치, 관습, 종교 등에 관해 이야기해 준다. 왕은 인간은 음모와 반란, 살인을 반복하며, 욕심많은 거짓말쟁이에 잔인한 미치광이라고 비난한다. 영국의 역사는 어처구니없고, 끔찍한 해충의 나라라고 말한다. 걸리버는 자존심이 상해 화약을 자랑하려고 하지만 왕은 사람죽이고 건물과 땅을 무너트리는 그런 약을 수치스럽게 여기라며 악마의 약라고 비난한다. 약이란 기술을 높이기 위한 발명이거나 자연에 대한 새로운 발견 혹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함이라며 핵심을 말한다.
걸리버는 비참함을 느끼며 향수병에 걸린다. 걸리버는 곤충과 동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만든 상자에 들어가 바다구경을 한다. 독수리가 상자를 낚아채 올라간다. 상자는 바다 위로 떨어지고 지나가던 항해선에 구조된다.
3.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 라퓨타
집으로 돌아온 걸리버는 무역을 해서 돈을 벌자는 로빈스선장의 꼬임에 넘어가 동인도로 가는 배를 탄다. 심심한 나머지 작은 배를 빌려 떠돌다가 무인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섬을 발견하고, 구조를 외친다. 섬에서 의자가 내려오고 , 걸리버는 섬으로 올라간다. 섬사람들은 찌그러진 눈에 다각형과 악기들이 그려진 이상한 옷차림을 하고 있다. 그들은 자주 공상에 빠지며, 그럴 때마다 입과 귀를 둥근 자루가 달린 막대로 쳐주는 하인들을 거느리고 다닌다.
모든 것이 수학이다. 음식이 다각형이며, 예쁘다는 표현을 다각형답다고 표현한다. 연주회는 전혀 화합을 이루지 못하며, 30년 후의 고민을 사서 하는 할 일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 섬이 하늘을 날 수 있었던 이유는 섬 중앙 지하에 천연 자석이 있었다. 중력과 자기력을 이용해 섬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땅을 지배하고 있었다. 마음에 안 드는 도시는 해를 가리거나, 돌을 던진다. 심하면 그 위에 내려앉아 짓눌러 버렸다.
3년 전, 린다리노 시민들은 억압과 착취로부터 저항하였다. 섬이 내려앉지 못 하도록 뾰족한 큰 기둥을 세웠다. 실패할 경우 땅 위를 불태워 섬의 밑바닥을 태워버릴 작정이었다. 이로써 린다리노 시민들은 세금면제와 시장을 스스로 뽑게 된다.
걸리버는 라퓨타에서 내려와 발니바르비의 수도 래가도에 사는 무노디를 찾아간다. 이곳 역시 이상한 도시였다.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아 가난했다. 40년 전, 일부 사람들이 라퓨타에서 5개월 간 수학을 조금 배워왔는데, 그 뒤로 사람들은 일은 하지 않고, 연구에만 몰두했다. 일주일 안에 궁전 짓기, 언제든지 수확하기, 대변을 원래의 음식으로 되돌리기, 거미로 옷 만들기 등등.
걸리버는 일본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럭낵으로 가기로 계획한다. 유령들의 도시 글럽덥드립에 잠시 방문한다. 그곳에서 알렉산더, 카이사르, 호메로스, 왕과 귀족, 소작농들의 유령들을 만난다.
럭낵으로 온 후 영원히 죽지 않는 불멸의 존재 스트럴드블럭을 만난다. 그들은 죽지 않을 뿐, 몸은 늙어갔다. 80세가 되니 고집 세고, 화를 잘 내고, 수다스럽고, 욕심과 시기가 많고, 자만하고 애정도 말라버려 비참한 삶을 살고 있었다. 깊은 깨달음을 배우고, 일본을 거쳐 영국으로 돌아온다.
4. 말들을 나라
걸리버는 선장이되어 서인도로 출발한다. 기존 선원이 열병으로 사망하고, 해적출신의 선원을 구했는데 반란으로 배를 빼기고 외딴섬에 버려진다. 그곳에서 사람처럼 생긴 떨이 많은 짐승 야후와 말 휴이넘을 만난다. 걸리버는 휴이넘 집에 머물며 말의 언어를 배운다.
휴이넘들은 겸손하고 거짓이 없었다. 진정한 이상국가였다. 휴이넘들은 책임감이 강하고 겸소했다. 배신이나 비난, 사기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 강도도, 주정꾼도, 거짓말쟁이도 없었다.
걸리버와 후이넘은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전쟁은 임금이 욕심이 많거나, 정치인들이 서로의 감정이 안 맞거나, 혹은 지도자의 무능력을 다른 시선으로 돌리기 위해 발생한다고 말한다. 걸리버는 말하는 동안 부끄러움을 느낀다.
휴이넘은 야후들을 비난한다. 50인분을 주어도 나눠 먹을 생각은 안하고 서로 많이 먹겠다고 싸우며, 닥치는 대로 먹어 병을 얻는다고 말한다. 걸리버는 추악한 인간세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휴이넘들은 질서를 위해 걸리버를 고향으로 보낸다.
집으로 돌아온 걸리버는 한동안 인간세계에 적응을 못 한다. 5년동안 힘들어했다. 걸리버는 마구간을 짓고, 말을 키우며 대화하고 친구가 된다. 그리고 휴이넘들의 덕목으로 영국 사회를 개선시키고자 16년 7개월간의 여행을 담은 책을 집필한다.
시대적배경과 작가 의도
- 소인국 : 높은 굽의 당과 낮은 굽의 당은 실제 영국의 토리당과 휘그당을 말한다. 1679년 찰스 2세의 동생 요크공(가톨릭)의 왕위 계승 박탈을 놓고 찬성 휘그파와 반대 토리파로 나뉘었다. 휘그는 상인층으로 청교도를, 토리는 귀족들로 가톨릭을 지지하였다. 1688년 명예혁명이 일어나고 권리선언이 승인되면서 휘그가 실권을 잡는다.
- 대인국 : 정치, 경제, 학문에 지식이 짧고, 법이 쉽고 단순하여 한가지로만 해석이 된다. 시민군들은 훈련을 받았으며 도시상인들과 시골 농부로 구성되어 있었다. 귀족과 지주들은 무보수로 지휘한다. 이 나라는 적이 없어서 싸울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귀족은 권력을 위해, 백성은 자유를 위해, 왕은 절대권력을 위해 싸우는 것이었다. 내란을 한번 겪고 합의 하에 시민군이 만들어진 것이다. 첫 번째 이상국으로 생각했지만 인류는 여전히 악습을 반복한다고 풍자하였다.
-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 : 3부를 통해 작가 스위프트는 진짜로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탁상공론하는 정치인들을 비난하며, 수학과 음악에 대한 지식을 자랑하지만 음식을 다각형으로 만들정도로 실속 없고 쓸데없는 곳에 힘을 쏟고 있는 사람들을 비판했다. 수학과 과학에 빠져 이론과 관념에 치우치는 경향을 풍자하였다. 발니바르비는 아일랜드, 수도 래가도는 더블린을 가리킨다. 당시 아일랜드는 영국에 호밀을 뺏기고 감자로 연맹하는 빈곤에 시달렸다. 비옥한 땅을 가졌음에도 가난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과 불멸의 존재를 통해 영생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을 보였다.
- 말들의 나라 : 말이 인간을 다스리는 나라로 신성모독으로 금지소설이되었다고 한다. 인간을 혐오스럽고 흉악한 존재로 동물같이 야만적으로 표현했다. 인간에 대한 풍자가 극심한 대목이다. 작가는 인간의 부정적인 면을 고쳐가면서 이성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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