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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염정소설 비극적 사랑 심생전 줄거리 독후감

by 책보는좀비 2023. 8. 17.

조선 시대 신분 차이 때문에 비극을 맞이한 심생전 줄거리

젊은 선비 심생은 스무 살의 꽃다운 나이에 잘생긴 얼굴과 밝고 활달한 성격을 지녔다. 심생은 임금님 행차를 구경하고 돌아가던 길 쓰개치마로 얼굴을 가린 여인이 덩치 큰 여종의 등에 업혀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어린아이도 아닌데 어찌 등에 업혀 가는지 궁금하여 뒤를 따라간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쓰개치마가 벗겨지고 여인의 얼굴이 보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둘은 눈이 마주쳤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분홍빛 볼과 검은 눈썹과 눈동자는 선녀가 따로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여인 또한 심생이 마음에 들었지만 얼른 얼굴을 가리고 집으로 들어간다. 심생은 지나가는 노파에게 여인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고 그날부터 여인의 집 담장을 넘어 창문 아래에서 밤을 지새운다.

 

그렇게 스무 날짜 되던 날.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여인이 밖으로 나온 것이다. 심생은 너무 기쁜 나머지 여인의 손을 잡아보지만, 여인은 근심걱정 가득한 얼굴다시 방으로 들어가더니 문을 아예 자물쇠로 채워버린다. 심생은 크게 상심하였지만 여인의 얼굴을 한번 본 것으로 만족하며 여전히 여인의 창문 아래에서 밤을 보낸다.

 

비 오는 궂은날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같이 찾아왔다. 그 정성에 감동받아 여인은 심생을 방으로 들어오게 한다. 그리고 여인의 부모님께 심생을 소개하며 결혼승낙을 받는다. 심생은 그날부터 밤마다 여인과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과거시험공부는 안 하고 밤마다 사라지는 아들을 의심한 심생의 아버지는 강제로 산속 고시원(절)으로 보내 버린다. 한 달이 가까워질 무렵, 여인에게서 편지 한 통이 온다. 그것은 여인의 유서나 다름없었다. 결혼하겠다고 약속한 도련님은 자신을 가족에게 소개시켜 주지 않고, 산속으로 공부하러 떠났냐는 원망의 유서였다.

 

그 후 심생은 삶의 의미와 함께 글공부를 그만두고 무예를 익혀 무과에 급제하지만 일찍 저세상으로 가고 만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심생의 친구인 매화외사가 서당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들려주며 끝이 난다.

남녀의 애틋하면서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의 시대적 배경

사랑이야기는 많은 독자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심생전과 같이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 사랑을 이해하려면 당시 조선시대의 모습을 이해해야 한다. 이 소설은 조선 정조 때 이옥이 지었다고 전해지며, 그의 친구 김려가 집필한 담정총서 중 매화외사에 실려있다. 조선 시대 신분 계층은 양반과 중인, 양인 중에서도 평민과 상민, 그리고 천민이 있었다. 양반은 최고계급으로 지배계급에 속한다. 중인은 중앙과 지방의 서리, 기술관이나 서얼등이 있었다. 중인 역시 지배층이지만 양반과 중인은 차별을 두고 나눠져 있었다. 심생은 양반이었고, 여인은 중인이었기 때문에 둘은 결혼할 수 없었다. 양반보다 낮은 중인은 결혼을 승낙할 수 있어도 양반가문은 결코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인의 편지가 유서가 된 것이다. 다른 남자와 혼인할 수 없고, 심생과도 결혼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신분의 차이 때문에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던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전의 비극적 결말을 통한 작가의 의도

춘향전이나 심청전과 같이 신분차이와 고난을 극복하거나 주변의 반대로 고통과 괴로움을 겪지만 결말은 행복하게 끝나는 소설과는 다르게 운영전과 심생전은 끝날 때까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가버린다. 작가는 이런 비극적이고 현실적인 결말을 통해 사회적 모순을 생생하고 절실하게 표현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