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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고난을 극복한 사랑 숙향전 줄거리 독후감

by 책보는좀비 2023. 8. 18.

한 여성의 파란만장한 인생 숙향전 줄거리 

중국 송나라에 글솜씨가 좋고 학문 지식이 높은 김전이라는 선비가 있었다. 그는 친구를 배웅하러 강가에 나갔다가 어부들이 거북 한 마리를 구워 먹으려는 현장을 보게 된다. 김전은 술과 안주를 거북과 교환한 후 거북을 풀어주었다. 거북은 입에서 진주 두 개를 토해 김전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사라진다.

 

김전은 같은 마을에 사는 장희라는 어른의 딸과 혼인하여 숙향이라는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게된다. 숙향이 다섯 살이 되던 해, 한 점쟁이가 숙향을 보더니 그녀는 전생에 선녀였으며 벌을 받아 인간세상으로 내려와 산전수전 겪는 인생을 살지만 스무살이 되던 해 다시 부모를 만나 행복하게 살 거라며 알려주고 간다. 

 

그 해, 송나라에 오랑캐가 쳐들어 온다. 피란길에서 도적떼를 만나 쫓기던 김전부부는 숙향을 잠시 바위틈에 숨겨두고 도망간다. 하지만 숙향은 도적떼에게 들키고 만다. 다행스럽게도 도적떼는 어린 숙향을 마을에 놓고 가버린다. 다음 날, 숙향을 찾으러 온 부부는 사라진 딸을 영영 찾을 수가 없었다. 점쟁이의 말을 믿고 기다리기로 결심한다. 

숙향은 파랑새를 따라 어느 궁궐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꽃으로 만든 관을 쓴 후토부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숙향에게 인간세상에서 죽을 고비를 다섯 번 넘겨야 부모를 만나 평온한 삶을 살게 될 거라며, 전생에 입었던 은혜를 갚을 겸 장 상승 부인집에서 살라고 권한다. 숙향은 후토부인이 준비한 사슴을 타고 장 승상부부 집의 동산에 도착한다. 

 

자식이 없던 장 승상부부는 꿈속 선녀가 알려준 좋은 일이 숙향을 만나는 거였다며 자식으로 삼아 정성껏 키운다. 그 집에는 사향이라는 못된 계집종이 있었는데 승상집의 재산을 몰래 빼돌리고 있었다. 사향은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숙향을 쫓아내고자 장승상의 옥장도와 부인의 금비녀를 숙향의 장롱 속에 숨겨 놓는다. 사향은 숙향을 모함하여 쫓아내버린다. 하지만 사향은 벌을 받아 천둥과 번개가 치던날 큰 불덩이를 맞아 죽게된다. 

 

숙향은 억울한 나머지 강물에 뛰어들었다. 갑자기 연꽃잎배가 나타나 구해준다. 그리고 전생을 기억하는 약을 먹게 한다. 숙향은 옥황상제를 모시던 선녀였다. 태을 신선과 사랑에 빠져 옥황상제의 신비한 약을 훔쳐 태을에게 준 죄로 인간세상으로 쫓겨나게 된 것이다. 태을 역시 인간세상 낙양 북촌리 이위공의 아들 선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연꽃잎배는 선이 있는 낙양으로 향했다. 배에서 내릴 때 과일을 먹었더니 전생의 기억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

숙향은 갈대숲을 걷고 또 걸었다. 그런데 갑자기 산불이 나 갈대밭이 불바다로 변해 버렸다. 도사 같이 생긴 한 노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갈대밭을 빠져나오게 된다. 풀밭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데 한 노파가 숙향을 가엽게 여겨 데리고 집으로 간다. 노파는 이화정이라는 주막을 하고 있었다. 숙향은 노파를 도우며 시간이 있을 때마다 수를 놓았다. 

 

어느 따뜻한 봄날, 숙향은 꿈속에서 태을을 만난다. 옥가락지에서 진주가 빠지고, 태을이 주워 돌려주려는 순간 꿈이 끝나고 만다. 잠에서 깬 숙향은 꿈내용을 수로 놓는다. 선 역시 같은 꿈을 꾸었다. 꿈에서 깬 선의 손에는 진주가 쥐여 있었다. 선은 낙양의 높은 벼슬을 했던 이위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 당시 선의 어머니는 꿈에 선녀가 나타나 아들의 배필이 김전의 딸 숙향이라고 알려주었다고 한다.

어느 날, 숙향이 놓은 수를 보고 선은 노파를 찾아온다. 그리고 숙향은 이화정에 살며, 노파가 천태산 마고할미라는 사실까지 알아낸다. 숙향은 선이 가진 진주를 확인하며 꿈속에서 만난 태을이 맞다며 기뻐한다. 선은 고모에게 사실을 알리고 부모 몰래 숙향과 혼인식을 올린 뒤, 살림을 차렸다. 이사실을 안 이위공은 낙양태수에게 숙향은 아들을 유혹한 못된 계집이라며 엄벌에 처하라고 명령한다. 

 

숙향은 이유도 모른 채 관가에 잡혀온다. 공교롭게도 낙양태수는 숙향의 아버지 김전이었다. 김전은 숙향이 자신의 딸이 맞는지 자세히 알아보고자 이위공에게 그녀는 죄가 없다고 편지를 보낸다. 화가 난 이위공은 김전을 다른 지방 태수로 보내버리고 숙향에게 퇴출명령을 내린다. 다시 이화정으로 돌아온 숙향에게 노파는 자신은 마고할미였으며 자신의 역할은 여기 까지라며 사라져 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이화정에 도둑들이 쳐들어 온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급히 도망 나온 숙향은 노파의 무덤 앞에 엎드려 서럽게 운다. 그때, 이위공 부부는 달구경하고자 뒷동산에 올라 울고 있는 숙향을 보게 된다. 숙향의 기품 있는 모습을 보자 이위공부부의 마음이 녹아내렸다. 그리고 태몽을 기억해내고 며느리로 받아들였다. 아버지 때문에 헤어졌던 선은 장원급제하여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숙향을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숙향은 안정적인 삶을 꾸린 후, 장 승상부부를 찾아 안부 인사를 드리고, 김전부부를 찾아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황태후는 병에 걸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선은 봉래선과 천태산의 약초와 용왕의 구슬을 찾아 떠난다. 용왕은 예전에 숙향의 부모 김전이 거북을 구해주고 얻은 진주를 보고 감사했다며 구슬을 내준다. 그리고 천태산에서 마고 할미를 만나 약을 구하고, 용왕의 왕자 도움으로 봉래산 신선을 만나 약초를 얻어 황태후를 살리고 초나라 왕이 된다. 

세월이 흘러 일흔 살이 되었을 때, 봉래산 신선이 나타나 그들을 다시 하늘로 데려가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여성에게 인기가 많았던 여성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 

숙향전은 여성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영조 30년에 유진한이 지은 만화본 춘향가에 언급되는 등 당시 이선과 숙향의 이야기가 여러 곳에서 인용되기도 했다. 출신을 알 수 없는 숙향과 고귀한 혈통을 가진 이선의 사랑을 막는 이선의 부모는 유교적 도덕관에 부딪혀 신분의 한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이를 극복하고 유교적 논리나 계급차이보다 사랑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여성들의 관심을 받았다. 조선 시대 후기의 여성들의 워너비였던 로망이었던 험난한 세상을 극복하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강한 여성상을 충실하게 반영해주었기 때문에 인기가 많았던 것이다. 여성 독자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잊히지 않고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