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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고전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줄거리 시대적 배경 독후감

by 책보는좀비 2024. 1. 27.

에스파냐의 위대한 작가 세르반테스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1547년 에스파냐의 수도 마드리드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아버지가 외과 의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가난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작가는 청년이 되어 전쟁에 참가했다가 왼팔을 못 쓰게 되고 해적에게 잡혀 고생을 한다. 돈키호테는 당시 포로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모험이야기와 여행을 다니며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엮어 만들어졌다. 

돈키호테는 2권으로 이루어져있으며, 1권은 1605년에, 2권은 1615년에 출간되었다. 1권은 시골 귀족 알론소 키하노가 기사도 책을 읽고 꿈과 환상에 빠져 마치 자신이 진짜 기사라도 된 것처럼 모험을 만드는 이야기이다. 모험을 통해 그 시대의 사회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2권은 돈키호테가 유명 인사가 되어 시작한다. 그리고 돈키호테가 주인공인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진짜 둘시네아 공주를 찾아 진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1권은 대책없이 무모하게 도전하는 돈키호테의 모험담으로 계속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사고뭉치 돈키호테를 볼 수 있다. 그와 반대로 산초는 현실적이다.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집필할 때 기사도가 유행했다고 한다. 작가는 기사도를 비판하고, 기사의 권위와 인기를 없애기 위해 집필하였다고 한다. 작품을 다듬어 가면서 등장인물을 발전시키고, 당시 성직자나 귀족, 인간 존재의 문제를 다루면서 익살이나 풍자를 넘어 진정으로 인간 모습을 표현하였다. 돌려 까기의 달인이라 해야 하나?

 

2권은 분위기가 약간 다르다. 돈키호테가 현실감각이 생겼다. 한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희망과 좌절, 꿈과 현실 간의 갈등이 나와있다. 반대로 산초가 꿈과 환상을 갖게 된다. 아마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 

이상주의를 꿈꾸는 몽상가이지만 열정을 가지고 도전한다. 그 모습이 웃기기도 하지만 짠하기도 하다.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다. 현실에 부딪쳐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웃음을 준다. 엉뚱하지만 정의를 지키고 불의를 고발하는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주인공이다.

재치 있는 시골 귀족 돈키호테 데 라만차 줄거리

라만차(에스파냐 중부에 펼쳐진 고원지대)의 어느 마을에 나이가 쉰 살쯤 되는 귀족이 있었다. 수입의 3/4를 먹는 것에 탕진 나머지 재산은 외모치장과 기사책을 사는데 소비하였다. 책을 땅까지 팔 정도로 사들였다. 키하노는 기사이야기(15세기말~16세기말 에스파냐에서 유행)에 푹 빠져 있었다. 잠도 안 자고 책만 읽더니 망상에 빠져 자신이 진짜 기사인 줄 착각하는 상태가 되었다.

멋진 기사라면 멋진 이름이 필요하며 돈키호테라는 이름을 짓는다. 기사이야기처럼 목숨 걸고 지킬 공주가 필요했다. 돈키호테는 평소 짝사랑하던 여인을 생각하며 기사의 귀부인으로 삼는다. 토소보 마을에서 태어났다 하여 둘시네아 델 토보소라고 부른다.

어느 날, 돈키호테는 낡은 갑옷과 투구를 입고 하나뿐인 말 로시난테(마르고 볼품없는 짐말을 으뜸가는 말이라 상상) 타고 집을 나선다.

한낡은 여관을 훌륭한 성이라 생각하며 들어간다. 여관 주인을 성주라 생각하며 기사임명을 요청한다. 여관 주인은 돈을 뜯어낼 생각으로 장난친다. 여관주인은 웃음을 터뜨린다. 데리고 다니는 하인 하나 삼으라는 충고도 한다.  

정식 기사가 되었다고 생각한 돈키호테는 길을 떠난다. 덩치 큰 사내가 소년을 나무에 매달고 매질을 하고 있었다. 양 떼를 돌보는 소년은 양을 잃어버린 죄로 매 맞고 있었다. 사실 사내는 소년에게 1년 치 품삯을 주기 싫어 매질을 한 것이다. 돈키호테는 소년을 풀어주고 품값을 지불하라고 혼을 낸다. 어린 소년에게 무임금노동을 시키는 당시 시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비단 상인과 마주친 돈키호테는 둘시네아를 찬양하라고 강요한다. 상인들은 돈키호테가 돌았다고 생각하며 보지도 않은 둘시네아 외모를 비하한다. 창을 들고 달려들던 돈키호테는 말에서 떨어져 정신을 잃고 간신히 집으로 실려온다. 

어린 조카딸이 걱정스레 본다. 친구인 마을 사제(가톨릭에서 주교와 신부)도 걱정한다. 그들은 돈키호테의 정신건강을 위해 기사책을 모두 태워버리기로 한다. 그런데 이 소설들은 신부와 이발사(감초역), 가정부까지 읽어본 소설이었다. 마법사가 가져갔다는 핑계를 대고 B급소설(금서 혹은 분서)을 모조리 태워버린다.

 

돈키호테는 몸이 회복되자 산초 판자라는 머리가 조금 나쁜 것 같은데 기억력은 좋은 마음씨 착한 농부를 데리고 모험을 떠난다. 산초가 어리석고 욕심이 많아 영토를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따라나선다. 영토를 받아 성의 영주가 될 거라는 꿈을 갖는다. 더 나아가 섬을 정복하면 총독 시켜준다고 한다. 당시 시대는 봉건사회였구나!

돈키호테는 첫 번째 싸울 상대로 풍차를 선택했다. 거인으로 착각한 것이다. 산초가 말리지만 이미 바람처럼 풍차를 향해 달려간다. 풍차에 창이 걸려 몸이 날아오른다. 창은 산산조각 나고 돈키호테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돈키호테는 밤새 끙끙 앓았다.

숲 속에서 하룻밤을 보낸 다음날, 건너 마을 베네딕트 교회 수도사와 비스카야인들과 마차를 탄 귀부인을 만난다. 돈키호테는 공주를 마차에 태워 끌고 가는 마법사들로 착각하여 공격한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여기서 잠깐! 갑자기 세르반테스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다며 이야기를 중단한다. 그리고 무어인 작가가 시데 아메테가 쓴 돈키호테로 소설 속에 소설을 만들어간다. 당시 합스부르그 절대왕조와 종교재판소의 검열로 수많은 작가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안전을 염려한 세르반테스는 위기상황을 넘어가기 위한 재치를 보여주었다.  

 

​비스카야인과 싸움을 끝내고, 마르셀라와 그리소스토모의 사랑이야기로 넘어가게 된다. 여관값을 지불하지 않고 떠난 돈키호테는 때문에 혼나는 산초 이야기, 양 떼를 군대로 착각하여 공격했다가 양치기들한테 두들겨 맞은 이야기, 시체 이야기, 빨래방아 이야기, 갤리선 노역을 선고받고 끌려가는 죄수들을 풀어주고 죄수한테 맞은 이야기, 죄수를 풀어준 사건으로 종교경찰한테 쫓겨 시에라 모에나 산중으로 피신하는 이야기, 숲에서 만난 카르데니오와 루신다, 페르난도와 도로테아의 사랑이야기, 도로테아가 미코미코나 공주로 위장하여 산속에서 돈키호테를 나오게 하는 이야기, 주막집에서 포도주 가죽 부대를 군인으로 착각하고 모조리 칼로 잘라버린 이야기, 그리스도교 군인과 소라이다의 사랑이야기가 전개된다. 

가난한 청년 카르데니오와 귀족 루신다, 귀족 페르난도와 시골 농부 딸 도로테아의 사각관계를 통해 과거 관습에 얽혀 발전하지 못하는 에스파냐를 풍자하였다. 17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신흥세력이 등장하면서 신분계급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스도교 군인과 소라이다는 종교적 갈등의 로미오와 줄리에로 현실에 부딪쳐 갈등하는 사랑이야기이다. 종교에 얽힌 사람들을 풍자하고 있다. 돈키호테는 주위 사람들의 사소한 일에 목숨 걸고 도전한다. 더 가난하고, 더 약한 자를 도와야 한다며 도전한다. 다른 사람보다 더 노력하지 않으면서 훌륭해지고 싶어 한다면 욕심이라고 말한다. 

 

종교경찰의 추적을 받던 돈키호테는 친구 사제와 이발사의 도움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2편도 1편과 비슷한 모험이야기지만 판이 바뀌었다. 재밌는 것은 돈키호테라는 소설이 소설 속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돈키호테를 걱정하며 광기를 치료하기 위해 연극에 참여한다. 돈키호테는 둘시네아 드 토보소 공주를 찾아 나선다. 소설 속 작가 산손 카라스코는 숲의 기사로 변장하고 결투를 신청한다. 그런데 돈키호테가 승리하면서 연극계획은 실패한다. 

 

돈키호테는 농부 카마초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가난한 바실리오는 사랑하는 키테리아를 가난 때문에 부자 카마초에게 빼앗길 뻔 하지만 저세상 가는 쇼를 하면서 되찾는다. 그 외 라만차에 실제로 존재하는 몬테시노스 동굴에서 둘시네아를 본다.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문학적 사실이라고 해두자! 

 

공작의 성에 초대되어 부부의 놀림거리가 된다. 목마를 타고 환상의 쇼를 하고, 산초는 3천3백대의 매질을 당하고 바라타리아 섬의 총독이 된다. 열흘 동안 소소한 사건들을 슬기롭게 해결한다. 산초는 먹는 것과 자유에 속박당하자 총독을 그만둔다. 돈키호테는 그 외 여러 사람들을 만나 장난거리가 되어 웃음을 선사해 준다. 

길을 떠난 돈키호테는 하얀 달의 기사로 위장한 산손 카라스코를 만나 다시 한번 결투를 벌인다. 산손은 기사 모험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 조용히 살라고 명령한다. 돈키호테는 집에 머물자 슬픔과 우울함이 커져 병석에 눕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이성을 되찾고 유언장을 남기고 눈을 감는다. 

2편의 돈키호테는 1편에 비해 덜 무모하고 더 인간적이다. 공상에서 벗어났다고 할까? 주막을 주막으로, 공작의 성을 성으로 보는 현실감각. 1편의 사람들은 돈키호테를 광대취급하지만 2편에서는 여전히 광대취급하긴 하지만 돈키호테를 걱정하고 좋아하고 존경한다. 그래서 더 인정이 넘친다. 이 점이 인기의 비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