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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최초 한문소설 금오신화 중 만복사저포기 줄거리 주제 배경

by 책보는좀비 2024. 9. 28.

최초의 한문 소설 김시습의 금오신화

고전소설은 개화기 이전에 창작된 한문소설과 국문소설을 말한다. 고전 소설의 특징으로 우연적인 사건, 비현실적 배경, 주인공의 일대기적 구성, 전지적 작가 시점이 있고, 권성징악을 주제로 삼는다. 고전 소설의 유형 중 하나인 전기 소설(기이한 이야기)은 비현실적이고 신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기 소설 중 금오신화는 새로운 이야기(신화)이다. 단군신화는 신을 다룬 신성한 이야기(신화)로 금오신화는 장르가 다르다. 금오신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이다. 금오는 경주시에 있는 금오산을 뜻하며 김시습이 7년간 머무르며 지은 새로운이야기이다. 김시습은 생육신(단종을 위해 절의를 지킨 여섯 신하)으로 승려가 되어 전국을 유랑하다 금오산에 머물게 되었다. 금오신화는 재가가인형 인물로 아름다운 여자, 남자가 주인공으로 초현실적인 세계를 다루었지만 현실세계를 의식하는 특징이 있다.

만복사저포기 줄거리

만복사는 만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뜻을 가진 남원에 있는 절이다. 저포기는 백제때 있었던 윷놀이 같은 놀이를 말한다. 전라남도 남원에 사는 양생은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만복사의 한 칸짜리 방에서 외롭게 지냈다.
 
어느 봄날, 배나무 꽃 밑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짝이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시를 읊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짝을 찾게 될 거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3월 24일은 젊은 남녀들이 만복사를 찾아 향불을 피우고 소원을 비는 날이다. 저녁이 되자, 양생은 법당에 들어가 불상 앞에 앉아 부처를 상대로 저포 놀이 내기를 한다. 양생의 승리였다. 양생은 짝을 꼭 만나게 해 달라고 당부하며 탁자 밑에 들어가 기다려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16살 정도의 아름다운 여인이 법당 안으로 들어온다. 여인은 축원문(소원이 적힌 기도문)을 읽는다. 그녀는 왜적이 쳐들어와 친척들과 종들은 모두 피난 가고 자신은 몸이 약해 집에 숨어 있다가 부모가 자신을 외진 곳으로 보내 숨어 살게 된 지 3년이 지났다며 부디 짝을 찾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이 소리를 들은 양생은 탁자 밑에서 뛰어나와 여인의 손을 잡고 법당 앞 대문 옆 작은 방으로 갔다. 여인은 거절하지 않고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들은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밤이 깊자 여인을 찾으러 온 시녀가 술상을 준비한다. 음식은 인간의 솜씨가 아니었고, 술잔에서는 신비한 향기가 났다. 여인은 양생과 부부의 인연을 맺는다.
 
닭 우는 소리가 들려오고 동이 터오자 시녀를 돌려보내고 여인은 양생에게 함께 자기 집으로 가자고 청한다. 둘은 손을 잡고 여인의 집으로 향한다. 양생은 여인을 따라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갔다. 아담한 집 한 채가 보였다. 잠시 후, 여인은 밥상을 차린다. 신비한 느낌이 드는 음식들이었다. 그렇게 사흘을 보냈다. 여인은 이곳의 사흘은 인간세상의 삼 년과 같다며 그만 인간세상으로 돌아가라며 은잔을 선물한다.

여인은 그녀의 부모가 보련사에서 그녀를 위해 제사를 드릴 것인데 길목에 서있다가 부모에게 인사를 드리라고 부탁한다. 결혼 승락을 받으라는 것이다. 보련사로 향하는 길에 하 씨 집안의 행차를 만난다. 집안 어른은 양생이 들고 있는 은잔을 보고 깜짝 놀란다. 은잔은 딸이 죽을 때 함께 묻었기 때문이다. 양생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양생은 여인을 데리고 보련사로 간다. 부모는 여인을 볼 수 없지만 양생을 통해 사연을 전해 듣는다. 부모는 고맙다며 딸에게 물려주려 했던 땅과 종들을 준다. 여인은 양생에게 이별을 고하고 저승으로 떠난다. 양생은 여인과 함께 머물렀던 집을 찾아갔지만 집은 온데간데 없고 작은 무덤만 있었다. 양생은 여인을 그리워하며 홀로 지냈다.
 
어느 날 하늘에서 여인이 나타나 다른 나라에서 남자의 몸으로 태어나게 되었다고 전한다. 양생은 여인이 사라진 후에도 장가들지 않고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살았다고 한다.

만복사저포기 주제 

만복사저포기는 금오신화에 실린 단편이다. 원본이 남아 있지 않고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등 다섯 편만 남이 있다고 한다. 주제는 생사를 초월한 남녀 간의 사랑이지만 여인이 정절을 지키다가 화를 당한다는 설정이나 양생이 이별 후 산에 들어가 의리를 지킨다는 설정은 부당하게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세조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 비극적 결말을 통해 절개를 지키는 현실을 알리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