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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줄거리. 핵심요약 및 수행평가

by 책보는좀비 2023. 7. 8.

줄거리-봉건사회 보이지 않는 제도와 규제

"나는 금년 6살 난 처녀입니다. 내 이름은 박옥희이고요. 우리 집 식구라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어머니와 나 둘 뿐이랍니다. 아차! 중학교에 다니는 외삼촌을 깜빡했어요. 어딜 그렇게 싸돌아 다니는지 집에서 보이지 않아 식구가 아닌 줄 알았네요."
귀여운 6살 옥희가 재밌고 편하게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어머니는 24살의 과부로 아버지가 결혼 생활 1년 만인 옥희가 태어나기 한 달 전에 돌아가셨다. 본가(아버지의 부모님이 사는 곳)는 멀리 있지만 아버지가 선생님으로 오셨기 때문에 외할머니 옆집에 터를 잡고 살게 되었다.

어느 날, 큰외삼촌은 친구이자, 아버지의 옛 친구인 아저씨(사랑방손님)를 데려 오셨다. 아저씨는 마을 선생님으로 동네에 하숙집이 없어 옥희네 사랑방에서 하숙을 하게 된다.
옥희는 아저씨가 첫 만남부터 마음에 든다. 아저씨도 옥희가 마음에 드는지 무릎에 앉혀 놓고 그림책을 읽어준다. 그러다 둘은 삶은 달걀 하나로 다정한 대화를 이어가게 되고 더욱 깊은 우정을 쌓아갑니다. 삶은 달걀은 아저씨를 향한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마음이었답니다. 


사춘기 중학생 작은 삼촌이 어머니 대신 사랑방에 출입하며 심부름을 하는데, 온갖 짜증 섞인 말투로 '요새상에 내외합니까?'라며 의미 깊은 말을 던집니다. 그러게요. 사회는 변해가고 있는데 젊고 예쁜 엄마는 수절을 지켜야 하나 봅니다. 
한 달이 지나고 옥희와 아저씨는 더 가까워집니다. 아저씨는 옥희를 귀하게 여기면서도 귀찮게 장난을 겁니다. 그 장난은 어머니에게 향한 마음이었습니다.
옥희와 아저씨는 뒷동산에 산책을 다녀오면서 유치원 동무를 만납니다. 

"옥희가 아빠하고 어디 갔다 온다"
라는 친구의 말이 나쁘지 않습니다. 사실, 옥희도 아저씨가 아빠였으면 합니다. 하지만 옥희의 소원과 다르게 어머니와 아저씨는 고구마 100개 먹은 것처럼 답답할 수가 없습니다. 왜 그리 내숭을 피우는지요. 오히려 어머니는 옥희에게 화를 냅니다.


어느 날, 유치원 하원 후 기다리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속상한 마음에 심술을 부려봅니다. 옥희는 벽장 안에 숨어 잠이 들어버립니다. 집안 식구들은 옥희가 사라진 줄 알고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옥희의 울음소리에 엄마는 옥희를 찾아 끌어안습니다.
"옥희만 있으면 된다"
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슬퍼합니다. 아저씨를 좋아하는 마음과 옥희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뒤섞입니다. 재혼에 대한 동네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 신경 쓰여 마음까지 심란합니다. 어머니는 옥희에게 다른 아빠가 생기면 세상이 너와 나를 욕한다는 이해 할 수 없는 말을 할 뿐입니다. 

결국, 어머니는 옥희를 통해 편지가 든 손수건을 아저씨에게 건넵니다. 그리고 아저씨는 짐을 싸 떠나게 됩니다. 어머니는 남은 달걀 6개를 삶아 소금과 함께 아저씨에게 드리고, 옥희와 함께 뒷동산에 올라 떠나는 기차를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바라보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요약 및 수행평가 - 봉건사회 제도를 개선하고자 하는 용기는 없었을까?

6살이 하는 이야기라고 아무 생각 없이 읽으면 안 됩니다. 봉건사회 속 어머니의 입장이 있죠. 사랑한다고 덥석 GO 할 수도 없답니다. 24살은 너무 젊어요. 한창 예쁠 나이란 말입니다. 남은 인생이 너무 길어요.
하지만 봉건사회에서 옥희의 미래도 있는 것이라 어머니 생각만 할 수 없습니다. 머릿속이 많이 복잡했겠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6살 난 처녀라고 하길래 귀엽고 웃기기도 했지만 봉건사회에서는 중요한 말입니다. 사회적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답니다. 남들이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사회제도와 문화, 보이지 않는 약속이란 강박에 눌려 가치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어머니는 제도를 개선하고자 하는 용기가 없었을까요?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를 예를 들어봅시다.
막장드라마 분위기가 나지만 아름답고 당당했던 안나가 사회의 인식과 시선 때문에 자존감이 점점 낮아지고 초라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나만 당당하면 뭐 합니까? 사회가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데 어쩌란 겁니까? 온갖 구설수에 믿음과 신뢰는 사라지고 의심과 경계를 만들게 하는데 규제를 깨 가며 사회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왜 안나는 부당한 것에 대해 소리 내지 못하고 남들처럼 뻔뻔하게 살지 못했는지 몇 번이고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사회 인식과 시선을 뿌리 채 흔들어버린 여자들도 있습니다. 인종차별과 성별편견으로 흑인여자는 나서지 못하게 하던 사회에 맞선 여성 엔지니어 영화 <히든피겨스>가 있습니다. 정말 용기 있는 여자들이지요. 


그렇지만 나라도 옥희 어머니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겁니다. 옥희도 생각해야지요. 집단의 영향을 받아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을 갖고 있을 나이가 아니지 않습니까? 나 또한 사회적 규율을 의식하며 스스로 불안 속에 살 것 같습니다. 결국, 사랑을 얻는 것도 자식을 얻는 것도 아닌 혼란 속에 살아가겠지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사회를 떠나서 혼자 살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어머니는 수절을 선택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