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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생각

제우스와 님프 마이아의 아들 전령의 신 헤르메스

by 책보는좀비 2024. 9. 24.

능청스러운 말솜씨 헤르메스는 다재다능한 신

헤르메스는 신들의 심부름꾼으로 신들의 전령이라 부르지만 아폴론의 소 떼를 감쪽같이 훔쳤다고 해서 도둑의 신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 훔친 오십 마리가 넘는 소를 잘 다루었다고 해서 목동의 신, 소떼를 숨기려고 멀리 여행갔다고 해서 여행자의 신, 거북이 등딱지로 만든 리라(악기)와 갈대 피리를 아폴론의 소와 교환해 이익을 남겼다고 해서 상인의 신이라고도 불린다. 

헤르메스 이야기

제우스는 님프 마이아와 키레네 산속 동굴에서 신혼집을 차렸다. 마이아는 아틀라스의 딸로 오리온(스토커)에게 쫓기다가 하늘의 별이 된 일곱자매 가운데 맏언니이다. 나중에 자매들과 함께 하늘에 올라가 플레이아데스(별자리)가 된다.

 

어느 새벽녘에 마이아는 아들을 낳았다. 아들 헤르메스는 눈을 감고 자는 척하며 어머니를 속인다. 피곤함에 지친 마이아는 잠든 헤르메스를 보고 깊이 잠든다. 헤르메스는 이불 밖으로 기어 나온다. 아침이 되자 걷기 시작한다. 동굴 밖으로 나와 세상을 구경한다. 한 낮이 되자, 헤르메스는 6살 정도로 성장한다. 동굴생활을 했구나!

 

헤르메스는 풀밭에서 풀을 뜯는 소떼를 발견한다. 탐스러운 소떼가 갖고 싶었다. 헤르메스는 참나무 껍질을 벗겨 신발을 만들고 소 발굽에 씌웠다. 그 신발은 앞뒤가 구분되지 않아 누구도 소떼가 이동한 방향을 눈치채지 못했다. 

헤르메스는 소 떼를 이끌고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 지방 필로스로 간다. 펠로폰네소스는 훗날 아테나와 스파르타 전쟁 때 펠로폰네소스 동맹으로 유명한 곳이다. 

 

헤르메스는 소 두마리로 제사를 지내고 나머지 소떼는 동물에 숨겼다. 신고 있던 참나무 껍질 신발들은 강물에 던져 버렸다. 증거 인멸!

 

키레네 동굴로 돌아온 헤르메스는 거북 한 마리를 발견한다. 거북 등딱지에 소 내장을 엮어 악기 리라를 만든다. 리라를 켜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동굴로 돌아갔다. 마이아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른다. 

 

며칠 뒤, 소떼의 주인 아폴론은 소떼를 도둑맞은 사실을 알게 된다. 도둑을 찾아 필로스까지 가게 된다. 어떤 노인이 헤르메스가 간 길을 알려준다. 아폴론을 마주한 헤르메스는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한다. 화가 난 아폴론은 헤르메스를 끌고 제우스 앞으로 간다. 제우스는 아들을 만나 은근히 기뻤다. 제우스는 다 알고 있다며 다정하게 헤르메스를 타이른다. 

헤르메스는 소떼를 아폴론에게 돌려주기로 약속하고 함께 길을 떠난다. 헤르메스는 용서를 구하며 자신이 만든 악기 리라를 선물한다. 또 들판에서 갈대를 꺼어 피리를 만들어 아폴론에게 주었다. 아폴론은 리라와 피리를 받는 대신 자신의 소떼를 주었다. 이후, 헤르메스와 아폴론은 다정한 사이가 되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의 영리함에 감동받아 신들의 전령이 되는 건 어떻겠냐며 묻는다. 그리고 전령의 지팡이, 날개달린 모자, 날개 달린 신발을 선물한다. 선물을 받은 헤르메스는 빠르고 정확한 신들의 전령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