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동 사람들]은 1980년대 사람들의 평범하면서 익숙한 삶을 이야기한 소설이다.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며, 갈등과 대립의 문학으로 교과서와 독해문제집에 자주 등장한다. 11편의 단편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로 연결되는 연작소설로 소시민의 삶과 애환을 보여주는 시트콤 같은 소설이다.
특히, 작품속 갈등을 이해하며 읽어야 한다. 인물사이의 대화를 통해 갈등이 어떻게 고조되고, 어떤 대결구도로 주제를 드러내는지 파악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등장인물
- 강남부동산 박씨 : 동업자이자 마누라 고흥댁 : 한 때 서울 개포동 이쪽의 강남땅을 주무르던 큰손이었지만 무슨사건으로 재산 다날리고 부천으로 내려왔다. 동네 일에 적극적인 성격들이다.
- 원미지물포 주씨 : 과거 부산에서 미장이 기술자였다. 지금은 부천시 원미동에서 지물포를 차렸다. 우락부락하지만 듬직한 성격. 큰 아이 이름은 상수이다.
- 행복사진관 엄씨 : 필름현상이 고작인 사진관. 젊을 때 카메라 세상에 빠져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딸들이 태어나고 평범한 가장이 된다. 엄지, 엄선, 셋째 딸 3살배기 엄미. 엄지 이모가 샛별 유치원 선생님으로 행사 사진을 행복사진관에 맡긴다. 행사비용으로 먹고 산다.
- 써니전자 : 건전지나 형광등 몇개 파는 정도.
- 대신설비 : 소라아버지와 멋쟁이 소라엄마.
- 정미 엄마 : 소라엄마 단짝. 남편은 보험회사 대리. 포티 자동차가 있는 원미동 멋쟁이. 무궁화 연립 주택 1층에 산다.
- 형제 슈퍼김반장 :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28살의 싹싹한 총각. 네명의 어린 동생과 다리 골절로 직장 잃은 아버지, 잔소리 많은 어머니, 팔순의 할머니를 부양하고 있다. 장기 밑천으로 채소, 과일을 차로 다니며 파는 장사를 해보려고 차를 구매했는데 사람을 다치게 만들어 빚만 졌다. 삶의 무게가 있는 가장.
연작 소설 [원미동 사람들] 첫번째 이야기 줄거리 [멀고도 아름다운 동네] - 은혜네 이야기
원미동(遠美洞) 한자 그대로 멀고도 아름다운 동네라는 뜻인가? 멀리 봐야 아름다운 동네란 말일까? 아님 멀리 있어서 아름답다는 말일까? 부천 원미산 밑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 원미동.
멀고도 아름다운 동네. 아름다운데 멀리 있다? 갖고 싶기엔 멀리 있는 곳? 이 말 자체가 역설적 표현이다. 의미 있는 말이다. 원미동은 80년대 평범하면서도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리고 물질 만능과 극도의 개인주의 속에서 고독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경제적 어려움에서 밀려나 서울 근교의 소도시로 모인 사람들이 사는 동네이다. 구조적 모순으로 비극적인 동네 같지만 사람들은 희망을 놓지 않고 꿈을 꾸며 살아간다.
추운 한 겨울 은혜네 가족이 이사간다. 그동안 서울에서 전세살이로 전전긍긍하며 살았다. 미심쩍은 전셋집에 들어갔는데 보름 후 집주인이 갑자기 집이 팔렸다고 나가라는 것이다. 그래서 만삭의 아내, 칠순이 가까운 노모, 어린 딸을 데리고 부천으로 이사를 간다.
서울부터 부천까지 택시비가 아까워서 만삭의 아내와 은혜아빠는 트럭 뒤에 담요 한장 덮고 짐처럼 실려 간다. 더 이상 서울 시민이 아니었다.
허름한 주택가. 암회색의 공장지대. 검은연기. 어둡고 초라한 동네. 은혜 엄마의 여고 동창의 추천으로 원미동을 선택했다. 그래도 온전히 내 집이다. 연립주택 3층에 위치한 18평, 방 3개, 대리석 욕조가 있는 집. 내 것이다.
팍팍한 서울살이. 서울에서 밀려 주변 도시로 이사가는 소시민들의 삶을 보여주었다. 소시민들의 희망은 서울 안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서울 안에서 살기 힘든 건 비슷해서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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