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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고전

볼테르의 [관용론] 줄거리 결말

by 책보는좀비 2023. 9. 16.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과 캉디드를 읽다가 우연히 알게 된 무겁고 어려운 소설. 종교의 불합리성을 고발하고자 했다. 시대적 배경이 중세 유럽 봉건사회이다. 봉건제는 주군과 봉신(귀족은 왕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영지(통치를 허락한 땅)를 받았다)의 주종관계를 바탕으로 한 통치제도의 사회이다. 주군이 봉토를 내리면, 봉신은 주군에게 군역의 의무를 다하면서 봉토에 소속된 농민을 지배했다. 그러니깐 귀족과 왕, 교황이 빠지며 안되는 사회이며 교회와 왕은 정치적으로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했던 시대였다.

관용론은 1762년 장 칼라스라는 노인의 처형과 관련된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 살던 60대 상인 칼라스는 신교도였다. 어느 날, 아들이 목을 매달아 죽은 사건이 발생한다. 칼라스가 자신의 아들이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것을 반대하다가 성질나서 죽여버렸다는 헛소문이 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철저한 조사도 없이 얼렁뚱땅 칼라스를 범인으로 몰아간다. 신교인지 구교(가톨릭)인지를 놓고 종교적 세력이 다투는 경계의 시점에서 가톨릭 세력은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이야깃거리가 필요했고 때마침 칼라스 아들이 얻어걸린 것이다.

 

판사들은 구교와 손을 잡고 칼라스를 수레바퀴에 매달아 사지를 찢어 죽이는 형벌을 선고한다. 쇠약한 노인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죄를 고백할 거라고 장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인은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판사들은 당황했다.

 

칼라스는 바퀴에 묶여 죽어가면서도 하나님께 결백을 부르짖으며 잘못을 저지르는 판사들의 죄까지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했다. 이 사건을 정확하게 조사하던 볼테르는 판결 과정 하나하나 반박함으로써 칼라스가 죽은 지 3년 후에 무죄를 선고받게 만든다.

종교는 용서와 격려, 위로를 해야 한다. 기독교의 가르침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런 종교가 더 관용적인 자세를 갖고 사회적 질서를 유지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 핍박함으로써 권력에 붙어 혼란시키고 있음을 실감 나게 표현하였다. 볼테르는 항상 전제적인 봉건사회의 잘못된 모습을 비판하였다. 덕분에 감옥도 가고 외국으로 망명도 한다. 그렇다고 쓰러질 볼테르가 아니다. 프랑스의 정치적 상황에 굴하지 않고 자유와 인권을 쟁취하는데 힘쓴 정의 파였다. 볼테르의 유명한 말이 있잖아. 사람은 할 말이 없으면 욕을 한다.

우리들의 눈이 두 개 있다고 해서 그만큼 더 조건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한쪽 눈은 인생의 좋은 부분을 보며 또 한쪽 눈은 인생의 나쁜 부분을 보는데 이용된다. 착한 것을 보는 눈을 가려 버리는 사람은 많으나 나쁜 것을 보는 눈을 가려 버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